'최악의 연휴여행' 공항서 노숙 속출
사우스웨스트 항공이 연말까지 남가주의 모든 운항을 취소하면서 LA국제공항(LAX)은 갈 곳 잃은 승객들로 넘쳐나고 있다. 북극발 한파와 ‘폭탄 사이클론’ 등으로 인한 폭설, 강풍으로 전국에서 항공 대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오는 31일까지 남가주 모든 운항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27일 오전 LAX 전광판에 올라온 사우스웨스트 항공편 상태란은 빨간색으로 모두 ‘취소(Cancelled)’로 표시돼 있었다. LAX에서는 이날 사우스웨스트를 포함한 전체 총 61편 이상의 항공기 운항이 취소됐고, 94편의 운항이 지연됐다. 전날부터 이어진 무더기 결항 사태에 공항에는 발길이 붙잡힌 승객들로 가득 찼다. 일부 승객들은 충전기 플러그가 있는 곳을 찾아 전전했고, 공항 대기 의자 위에 누워 담요를 덮고 잠을 청하고 있었다. 수하물 찾는 곳에는 주인 없이 홀로 도착한 수많은 여행 가방들이 무더기로 방치돼 있었다. 승객 중 한 명인 티르소 라요는 26일 저녁 아이다호주 보이시에 있는 집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려고 했지만 돌연 취소됐고 재조정되지 않았다고 KTLA와의 인터뷰에서 토로했다. 라요는 “그들은 승객들을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시는 이 항공사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덴버에서 왔다는 한 흑인 부부는 “26일 항공편이 취소된 이후 계속 대기 중”이라며 “운항이 재개될 때까지 공항에서 체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루이스와 루스 헤르난데스 부부는 문자 메시지나 이메일 안내도 없이 비행기가 취소됐고 딸이 전화를 걸어 알려준 후에야 알게 되었다고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들은 딸과 손주를 만나기 위해 오마하로 갈 계획이었지만 가장 빠른 항공편이 1월 1일에 출발하는 비행기였다면서 손주의 방학이 끝나기 전 보려 했던 계획이 꼬이게 됐다고 털어놨다. 비단 피해를 본 승객들로 붐빈 건 LAX뿐만이 아니었다. 할리우드 버뱅크 공항을 찾은 아케이디아 주민 발렌시노 라모스 주니어는 “26일 내슈빌로 가는 비행기가 취소돼 3시간 전화 대기 끝에 겨우 27일로 항공편을 변경했는데 이것 또한 취소됐다”며 “다른 항공사를 확인하니 티켓당 1200~1600달러로 너무 비쌌다. 다른 항공사들이 이를 기회를 활용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다른 승객들은 차를 렌트하거나 카풀을 통해 먼 길을 달려 집으로 가기도 했다. 전날 공항에서 하룻밤을 지냈다는 한 커플은 8시간이 걸리지만, 기차를 타고 새크라멘토에 있는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편, 애트모스피어 리서치 그룹의 헨리 하테벨트 항공사 담당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업계 분석가로 20년 넘게 일하면서 기억할 수 있는 단일 항공사로서는 최악의 결항”이라고 말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지난 26일 기준 전국에 약 2900편, 전체 70% 달하는 운항을 취소했으며, 27일에도 전체 운항편의 60%에 달하는 약 2500편을 취소했다. 주무 부서인 연방 교통부는 성명을 통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면서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결항사태에 대해 면밀히 조사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교통부는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이번 결항 사태는 용납할 수 없다”며 항공사의 운항 취소가 통제될 수 있었는지 여부와 고객 서비스 정책 준수 여부에 대해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단순히 악천후 때문이 아니라 낙후된 스케줄링 소프트웨어 시스템과 직원들의 결근으로 인한 인력 부족이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사우스웨스트 항공이 대거 취소됐던 27일 아메리칸, 유나이티드, 델타, 제트블루를 포함한 다른 주요 항공사들의 결항률은 0~2%에 불과했다. 사우스웨스트 운항 취소 여부와 관련해서는 웹사이트(southwest.com/traveldisruption)로 확인할 수 있다. 장수아 기자사설 사우스웨스트 사우스웨스트 항공사 사우스웨스트 입국장 la국제공항 제1청사